김덕주 선생 -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물리학자 잡생각들




오늘 물리학회에서 주최하는 "응집물질 물리 여름학교" 안내를 받았다.  이 분야의 실험 및 이론을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여름학교 말미에 서울대의 노태원 교수님이 "김덕주교수 기념강연"을 하는 것이 프로그램에 들어 있는 것이다.

김덕주 교수를 나는 직접 만난 적은 없다.  하지만 내가 자성물질에 대해서 공부하던 20년 쯤 전에 김덕주 선생이 쓴 "금속전자계의 다체이론"이라는 책을 열심히 보았던 기억이 있다. 선생은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에서 교수를 하고 있으면서 이 책을 한글 및 영문판으로 출간했던 것이다. 한글판은 대우학술 총서로 나왔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대학원에서 many body theory를 배우지만, 이를 이용해서 자성체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는 일은 많지 않았다. 나는 미국 Argonne National Lab에서 대학원생으로써 혼자서 김덕주 선생의 대우학술총서를 집어 들고 여러날에 걸쳐서 그 책의 전반부에 있는 Stoner Wolfarth theory와 spin wave에 대해서 모든 수식을 유도하면서 공부했었다.

김덕주 선생의 이 책을 통해서 Friedel oscillation에 대한 개념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었고, RKKY 상호작용 등 이와 관련된 전자의 스크리닝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많은 현상들에 대해서 총체적인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또한 3d 전이 금속의 itinerant magnetism에 대해서도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이해가 가능했다. 더 깊은 이해를 위해서 Teru Moriya의 책  Spin fluctuations in itinerant electron magnetism 등을 뒤져보기도 했으나, 이론적 내용에 대한 준비가 덜된 나로써는 깊은 이해가 힘들었던 것 같았다.

김덕주 선생의 책 내용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자신이 그 유명한 Kondo effect를 설명하는 수식을 만들고 적분형태로 둔채 학회에서 발표했으나, Kondo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의기소침하고 있는 사이에 Kondo가 김선생님이 발표한 수식에 있는 적분을 가장 간단한 형태의 근사로 실행해서 자신의 일로 발표함으로 해서 커다란 기회를 잃었다고 회고한 내용이다.

직접 만난적은 없지만 책을 통해서 이렇게 친근하게 느꼈던 김덕주 선생은 내가 한국에 돌아와서 대전에 있을때 인근에 있는 KAIST에서 초빙교수로 와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에 나는 자성관련 연구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개인적 안면이 있는 사이도 아니라서 찾아가볼 엄두도 내지 못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KAIST의 거처에서 혼자 계시다가 쓰러졌는데,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해서 그냥 그렇게 돌아가셨다고 한다.  참으로 애석한 맘을 금할 수 없었다.

김덕주 선생은 한국에서 교육을 받거나 학문적 경력을 쌓은 분은 아니지만 항상 한국인임을 잊지 않고 한국의 자성관련 물리학자들과 교류를 해 왔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업적이나 영향력의 수준도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분이다.

아래 포항공대 민병일 선생님이 만들어두신 링크를 따라가면 많은 내용들을 볼 수 있다.


또한 물리학회 홍보잡지 "물리학과 첨단기술"에도 김덕주 선생 관련 추모 기사가 난 적이 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메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