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왜 바람둥이를 좋아할까? 잡생각들

최근에는 책을 읽는 장소가 ..  화장실 ..

다른 곳에서는 "책"을 읽기 보다는 pdf 화일을 읽고, ppt 화일을 읽고, origin 화일과 렌더링된 html을 읽는 것이 대부분이고, 진짜로 종이로된 책을 읽는 곳은 주로 화장실이다.

      



십칠팔년 전에 읽었던 William Gibson의 단편집 Burning Chrome은 지금 읽어 보아도, 혹은 10년 후에 읽어도 전혀 그 새로움, 생경함, 경이로움이 줄어들지 않을 것 같은 내용들이다. 물론 단편집이니까 작품마다 편차는 있지만 ..

지금 읽고 있는 것은 Dawkins의 The Selfish Gene 이다.  많이 들었고, 많이 회자되고, 국문판을 오래전에 읽은 적도 있고 (기억도 잘 안나지만)..  지금 Meme이 어쩌고 하는 부분을 보고 있는데, 그보다 재밌는 것은 여자가 바람둥이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사람들 모인 자리에서 특히 여자들에게 이야기해주면 꽤 재밌어 한다.

요약하면 이런 것이다.

유전자의 기본적 속성은 자기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여자(혹은 암컷)가 남자(수컷)를 만나서 아기를 낳으면 아기는 여자와 남자의 유전자를 각각 50 % 씩 가지고 있다. 자기 자신 혹은 일란성 쌍둥이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유전자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개체가 아기, 부모, 형제이기 때문에 아기를 잘 돌봐서 살아남게 하고, 자라나서 다시 자신의 유전자의 일부를 퍼뜨리게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여자의 난자는 남자의 정자에 비해서 그 수가 훨씬 적고 크기도 크고 자주 나오지도 않으므로 여자는 당연히 한번 만들어진 수정란을 보호하고 키우는 것이 다른 남자를 만나서 새로운 수정란을 자꾸 만드는 것보다 유리한 전략이지만, 남자는 흔해빠진 정자를 여기저기 퍼뜨리는 것이 당장 자신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는 손쉬운 방법이다. 그런데, 여자 혼자서 수정란과 아기를 키우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거나 종에 따라서는 아예 불가능한 일이므로 남자(수컷)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따라서 여자는 여기저기 정자를 뿌리고 다니는 바람둥이 남자보다는 자기와 함께 아기를 키우는 것을 도와줄 충실한 남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이러한 유전자를 가진 남자의 아기가 살아남아 자신의 유전자를 더 퍼뜨릴 확률이 높다. 따라서 남자와 여자의 상반된 성향이 경쟁하게 되고, 각각의 동물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또는 초기 조건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진화적으로 안정된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여자가 바람둥이의 아이를 가지게 되면 그 아이는 바람둥이의 유전자를 50 %는 가지게 될 것이므로 바람둥이가 될 확률이 상당히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아기가 자라나서 다시 바람둥이가 되어 여기저기 자신의 유전자를 뿌리고 다니게 된다면, 이 (다 자란) 바람둥의 아기의 유전자의 50 %를 점유하고 있는 여자(엄마)의 유전자도 널리 퍼지게 된다. 따라서, 비록 여자(엄마)는 바람둥이의 아기를 가져서 혼자서 아기를 키우는 일이 대단히 힘들어도 일단 키워 놓으면 여자 자신의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퍼뜨리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바람둥이의 유전자를 가진 남자를 구별할 수 있는 외형적/행동적 특징이 있다면, 이러한 특징에 여자들이 끌리게 되는 것이 "이기적 유전자 이론"에 의하면 상당한 타당성이 있는 결론이라는 것이다. 특히 혼자서 아기를 키우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은 종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라는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앞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바람둥이에게"만" 주로 끌리지는 않는 유전자적 이유도 당연히 존재한다.

덧글

  • 키키 2009/05/18 01:39 # 답글

    Wikipedia에서 오랜만에 William Gibson을 찾아 보다가 읽은 구절 ..

    " .. He re-wrote the first two-thirds of the book twelve times, feared losing the reader's attention and was convinced that he would be "permanently shamed" following its publication .."

    여기서 'the book' 이라는 것이 그를 이시대 최고의 SF 작가로 만들어준 그의 최초의 장편 소설 Neuromancer를 지칭한다. 수백 페이지 짜리 소설의 2/3을 열두번 고쳐 썼단다. 열두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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